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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한국 시단을 주도한 거장시인 정지용의 기행문 소개
정지용의 재지(才智)는 산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의 산문으로는 국토기행에서 산생된 기행문류와 시론, 추천평 등을 소개합니다.
작품내의 표현된 문법 및 단어는 현대의 문법 및 단어와 다소 차이가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예 : 해ㅅ살 → 햇살
예제3
남유(南遊) 제1신(第1信) - 꾀꼬리
꾀꼬리도 사투리를 쓰는 것이온지 강진(庚津)골 꾀꼬리 소리는 소리가 다른 듯하외다.
경도(京都) 꾀꼬리는 이른 봄 매화 필 무렵에 거진 전차길 옆에까지 나려와 울던 것인데 약간 수리목이 져 가지고 아담하게 굴리던 것이요, 서울 문밖 꾀꼬리는 아까시아 꽃 성히 피는 철 이른 여름에 잠깐 듣고 마는 것이나 이 곳 꾀꼬리는 늦은 봄부터 여름이 다 가도록 운다 하는데 한놈이 여러가지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바루 장독대 뒤 큰 둥그나무가 된 평나무 세거루에서 하로 종일 울고 아침 햇살이 마악 퍼질 무렵에는 소란스럽게 꾀꼬리 저자를 서는 것입니다.
꾀꼬리 보학(譜學)에 통하지 못하였고 나의 발음 기관이 에보나이트판이 아닌 바에야 이 소리를 어떻게 정확하게 기록하여 보내 드리리까?
이골 태생 名唱 함동정월(咸洞庭月)의 가야금병창 「상사가(相思歌)」구절에서 간혹 이곳 꾀꼬리의 사투리 같은 구절이 섞이어 들리는가 하옵니다. 그도 그럴사하게 들으니 그렇게 들리는 것이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꾀꼬리도 망녕의 소리를 발하기도 하는 것이니 쪽쪽 찢는 듯이 개액객거리는 것은 저것은 표독한 처녀의 질투에서 나오는 발악에 가깝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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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