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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한국 시단을 주도한 거장시인 정지용의 기행문 소개
정지용의 재지(才智)는 산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의 산문으로는 국토기행에서 산생된 기행문류와 시론, 추천평 등을 소개합니다.
작품내의 표현된 문법 및 단어는 현대의 문법 및 단어와 다소 차이가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예 : 해ㅅ살 → 햇살
예제1
화문행각(畵文行脚)1 - 선천(宣川)1
천북동(川北洞) 뒤가 대목산(大睦山), 눈 우에 낙엽송이 더욱 소조하야 멀리 보아 연기에 짜힌 듯하다.
이 산줄기가 좌우로 선천읍을 히동그란히 싸고 돌아 다시 조그만한 내를 흘리워 시가지 중앙을 뀌뚫었으니 서남에서 동북으로 흐른다.
삼동(三冬)내 얼어붙은 냇물도 제철엔 제법 수세(水勢) 좋게 흘러 차라리 계곡수답게 차고 맑기까지 하다.
그러나 청천강 줄기같이 큰물이라곤 없는 곳이 들이랄 것이 없어 안윽한 분지로 되었다. 겨울에 바람은 없지만 여름에 무더위가 심한 편이요 아침에 밥들 지어먹은 연기가 열한시 열두시까지 서리고 있어 빠져나갈 틈이 없다니 이 골 사람들이 자칭 산골사람 이로라고 하는 것도 그저 겸사의 말도 아닐가 한다.
그러나 호수(戶數)로 4천이 넘고 2만 인구가 호흡하는데 초가라곤 별로 없고 계와집 아니면 양옥이다.
산골에서 여차직하면 양옥을 짓고 사는 이곳 사람들은 첫눈에 북구인 같은 심중한 기질을 볼 수 있다.
별장지대 풍의 소비적 소도시인지라 소매상가를 지날 때 양식 식료품, 모사(毛絲) 의류, 화장품, 약품, 과자 등이 어덴들 없을가 잡다하다느니보다 많은 진열 배치된 品이 착실하기 Quality street 다운 데가 있으니 물건 팔기 위한 아첨이라든지 과장하는 언사를 들을 수 없고 등을 밖으로 향하야 앉어 성경(聖經)읽기에 골독하다가 손님이 들어서면 물건을 건늬고 돈을 받은 후에 별로 수고로운 인사도 없이 다시 돌아 앉어 책을 드는 女主人을 볼 수 있는 것이 예사다.
장로교가 거진 풍속화하였다는 것을 이 일단(一端)으로도 짐작할 만하니 내가 새삼스럽게 장로교 경영의 남녀 학교라든가 병원, 양로원, 고아원이라든가를 열거해야만 할 것도 없이 선천은 사회시설의 모범지다.
개인으로 공회당, 도서관, 학관을 겸한 선천회관을 제공한 이가 없겠나 동, 서, 남, 북 교회 등 4대 예배당이 읍을 4소교구로 분할하야 주사 청루(酒肆 靑樓)에 배당한 토지가 없이 되었다.
더욱이 남교회라는 예배당은 거대한 이층 연와(煉瓦) 건축인데 일천수백명을 앉칠 만한 호울이 2개가 있다.
1소교구의 신도의 각자 의연(義捐)으로 된 것인데 건축 경비 6만원이라는 거액이 어떠한 방법으로 판출(判出)되었는가 하면 일례를 들건대 월급 50원의 가족을 거나리는 신도가, 一口 50원을 의연하되 불과 3,4 삭(朔)에 완납하였다.
남교회 건축에 관한 부채는 깨끗이 청산되고도 여유가 있었다.
여자 사회가 얼마나 발달되었는지 청년회 합창대 등은 물론하고 춘추로 그네뛰기와 때로 대회를 열되 순연히 여자만으로서 주최하며 시어머니 며누리가 2人3脚(2인3각)으로 출전하야 우승하였고 상품으로 평안도 놋쟁반 크다마한 것을 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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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