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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칼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4/16] 양쪽을 보아야 전체가 보인다
작성자 : 고은광순 작성일 : 2023-08-29 조회 : 83
담당부서
윤석열대통령의 '새날개론' 왜곡은 경악할 지경이다.
새날개론의 원조, 리영희 교수의 글을 읽으면 역사를 보는 안목이 깊어질 것이다.

리영희 한양대 교수 <양쪽을 보아야 전체가 보인다>

북한 핵의 사찰지연으로 내일 모레 하던 국제적 시한폭탄이 북한의 사찰수용 통고로 아슬아슬한 순간에 폭발의 위기를 모면했다.
북한과 미국및 국제원자력기구 사이에는 새로운 사태변화가 숨가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반가운 일이다.
미합중국과 국제원자력기구라는 두 초거인을 상대로 그동안 난쟁이같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권이 보여준 대응자세는 보기에 따라 경거망동 같기도 하고 숙연히 머리가 숙여지기도 한다. 어쩌면 이번 사태전환이 지난 50년에 걸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원수"관계를 바로잡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한겨레신문>의 지난 새해특집 글에서 대체로 지금과 같은 방향과 과정을 예견한 바 있는 필자로서는, 북한정권 지도자들이 미국을 상대로 의연하면서도 상황의 한계를 인식한 적절한 결정을 내린 것을 치하하고 싶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복잡무쌍해 보이는 "북한 핵" 문제의 핵심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매스컴의 뉴스는 읽으면 읽을수록, 해설을 들으면 들을수록, 문제가 밝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짙은 구름 속에 가려버리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문제의 핵심이 흐렸던 까닭은 문제의 두 당사자의 한 쪽, 즉 미국(따라서 남한)의 주장만을 토대로 사태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가장 단순한 이 진리를 남한인들은 잊은 지 오래다. 오랫동안 평면적 사고만을 강요해온 반공주의 때문이다. 자기를 상실케 하는 미국 숭배 신, 신앙의 독기에 신경이 마비된 탓이다. 손뼉 소리의 절반은 북한에서 난다. 그 쪽에 귀를 돌려보면 비로소 소리의 전체가 들린다. 그 절반의 소리를 들어 보자.

그들에게서 들어봐야 할 소리는 세 가지다. 첫째, 핵개발을 (하려 한다면) 왜 하려 하는가? 둘째, 왜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려 했는가? 셋째,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슨 근거에서인가? 첫째의 의문에 대한 북한의 소리를 종합하면, 70년대에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과 한국 국민이 독자적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던 배경이나 목적과 같다.

베트남전에서 패퇴한 미국은 남한에 대한 일차적 군사적 책임을 거부했고,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를 단행했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외로워졌고 경제력은 약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전쟁 폐허에서 복구한 북한은 압도적으로 우월한 경제력, 중공업 생산력, 군사력을 자랑했다. 당시에는 승승장구해 보이던 "국제공산주의"(특히 소련과 중공)가 북한의 배후에 버티고 서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은 궁지에 몰렸다.
박정희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었겠는가? 이른바 "자주국방" 명분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이었다. 박정희의 종신대통령제와 유신체제는 그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북과 남의 위치는 정반대가 되었다. 공산세계는 간데 없고, 옛 소련과 중국은 차라리 남한의 우호국으로 변했다. 남한에는 세계 최강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의 전략 핵무기가 북한을 겨누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핵전쟁을 가상한 세계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 연습이 팀스피리트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경제력은 남한이 10배로 커졌고 그 격차는 증대하고 있다. 군사비는 남한의 110억 달러에 대해서 3분의 1도 안되는 상태가 되었다. 현대전의 결정 요소인 첨단무기는 없고, 러시아와 중국은 그 공급을 중단했다. 게다가 이라크를 일격에 굴복시킨 미국은 91년 이후, 다음의 공격 목표를 해마다 "북한과 김일성"으로 좁혀 들어오고 있다.

김일성 주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같은 상황에서 남한의 박 대통령이 선택한 길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북한 핵문제의 거의 전부이다.

둘째로, 북한은 어째서 세계의 지탄을 받으면서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려 했는가? 한국의 신문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그 법적 근거인 "특수한 지위"를 글로 쓰기는 하면서도 알지는 못하고 있다.

핵금조약은 그 제10조에서, "이 조약과 관련하여 자국의 지고(至高)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고 인정되는 이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국가주권의 행사로서 이 조약에서 탈퇴할 권리를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북한이 조약탈퇴의 근거로 삼는 "특수 지위"의 논리이다.

끝으로, 북한이 미국과 원자력기구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분명한 군사적 위협으로 형성된 이 "특수한지위"의 상태를 해소하라는 것이다. 이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위해서 미국이 대북한 말살정책을 바꾸어야 할 차례이다. 그것은 미국의 책임이기도 하다.

연재 리영희의 좌우 날개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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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