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남았으나 흩어져 사는 이평리 사람들
대청호의 풍경이 그윽한 곳
동구나무를 뒤로 하고 물 건너 외딴집 몇 채가 보이는 곳으로 길을 잡는다.
멀리 보이던 식당 수정가든 앞에 닿으니 호수의 풍경과 추소리 고갯길, 추소리 뒷산이 조망되며 무엇보다도 눈앞에 펼쳐지는 대청호의 풍경이 그윽한 곳이다.
추소리 언덕과 산봉우리의 반영이 호숫가를 수놓고, 멀찌감치 물러나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친 동남쪽 호수너머 연능의 파노라마가 보기 좋은 곳이다.
가구라야 수정가든을 합쳐 길가에 띄엄띄엄 자리 잡은 4가구가 전부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평리의 단면이다.
꼬부랑길을 따라 1.8km
괜찮은 풍경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안내판은 없지만, 길 곳곳에 차를 세워둘만한 장소에 서면 바로 그곳이다.
길의 끝이자 이평리의 끝으로만 알았던 수정가든 옆 길모퉁이를 돌아가면 고갯길로 이어지고, 고개 너머 이어진 비포장 산길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적막강산에 다름 아니다.
비록 비포장 길이지만 승용차도 그런대로 갈만한 길이어서 오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을 누르고 길을 가니 길 아래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는 집들 서너 채를 만나고 공곡재 넘어가는 산길에 만나는 서너 채의 집이 이평리에 속한다. 이평리 공곡재를 제외하면 이평리의 가구수는 총 10가구이다.
고개 넘어 공곡재를 넘기 전까지
길을 따라 가면 대청호의 또 다른 풍경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미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땅거미 지는 시각인데도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는 아이와 함께 호수구경도 하면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수정식당 길모퉁이를 돌아 고개를 넘으면 시작되는 비포장길 따라 약 1.8km에 이르는 이 길은 대청호를 끼고 도는 길이다.
길은 산자락의 생김새에 따라 내었기 때문에 꼬부랑길이다. 이 변화무쌍한 꼬부랑길은 호숫가를 달리다가 어떤 때는 호수를 뒤로 하고 숲으로 가는가 하면 금새 숲을 지나 호숫가를 다시 달린다. 대청호의 풍경은 이 길처럼 변화무쌍한 풍경을 곳곳에서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