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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들의 거울
작성자 : 곽*호 조회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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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교 18개 학급의 학생대표들과    대화할 일이 있었다.
마침 기회다 싶어서 평소 궁금하게 여기던 것을 묻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누구지?』
중3까지 한 학급에 4명씩 72명의 대표들에게 똑같이 물어 본 내용 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의 대답은 2명을 빼놓고 한결같이
「우리 부모님」이었다.
역대의 위인이나 유명한 정치가 이름이 거론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자신있게 「부모님」이라 말하는 그들의 표정에서 나는 큰 위안을 느꼈다.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문제 ―
그 중에서도 크게 대두되는 「청소년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연관되는 문제이며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기에 근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환경이 각기 다르고 키가 다르며 성격이나 생각이 다른 70명의 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부모님」을 꼽을 수 있다면 누가 그들에게 아직 어려서 시야가 좁기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인구가 많아지고 사회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매스컴에 등장하는 청소년 문제의 주인공들이 우리 모든 청소년들의 표본은 아닌 것이며, 아직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사회의 곳곳에서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우리 청소년들의 거울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늦가을쯤 학교에서 작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4층 1학년 화장실 변기속에 어떤 학생이 학급의 쓰레기를 집어 넣는다는 것이었다.
수세식 화장실이라 보통의 문제가 아닌데, 용원 아저씨들이 몇 번을 치우다가 도저히 안돼서 그 학생을 찾기로 하고 망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곧 문제의 학생은 담임에게 호출을 당했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싸움이 잦고 장난이 심했다는 그 학생은『왜 거기에 버렸느냐』고 하니까 쓰레기를 버리러 아래층까지 내려가지 싫어서 그랬다고 태연히 대답하더란다.
학생을 교실로 보내고 담임이 상담 학생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 화장실 치우지 마세요. 제가 곧 가겠어요.』
학생의 어머니는 곧바로 학교로 달려왔는데 작업복 차림에 손에는 청소 도구가 들려 있었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많은 학생이 모여드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그 어머니는 쓰레기를 집어내고 말끔히 화장실을 닦아냈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학생들이 모두 교실로 돌아간 뒤 화장실 문쪽에서 얼어붙은 듯 서있던 그 학생은 어머니의 손을 붙들고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하고 자칫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우리의 자식들에게 백마디의 말보다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보여지는 대로가 그들의 거울이 된다면, 우린 좀더 맑은 거울이 되려고 옷 매무세를 단정히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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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