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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오일장과 사람들

손님 부르는 장꾼소리가 전통오일장의 왁자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통장터는 그곳에 진열되는 물건의 가짓수도 천차만별이지만, 그곳을 지키며 살아 온 장꾼들의 삶 또한 사연도 가지가지다. 됫박에 수북히 멸치, 실치, 오징어채, 꼴뚜기 등의 건어물을 종류별로 담아놓은 건어물 전. 고봉에 고봉을 얹어 놓은 모양이 눈길을 끌어 건어물전 주인에게 말을 건넨다.

"어휴~ 이렇게 하고도 남아요? 푸짐하네요." 낯선이의 물음에 "손해는 안 보고 쪼금 남어유~" 사람 좋은 웃음으로 화답하신다.

건어물을 종류별로 파는 옥천오일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
우시장 파장 무렵.
옥천 재래시장이 있는 금구천변은 장꾼들이
천막을 치며 물건을 진열하느라 분주하다.
옥천오일장에서 건어물 전을 파는 상인의 모습

정오가 가까워 오는 시간 쯤

쟁보러 나온 손님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나고 장꾼들의 목청은 활기를 띤다. 손님과 장꾼이 벌이는 흥정에 “단돈 천원에 몇 켤레”하는 식의 손님 부르는 장꾼소리가 전통오일장의 왁자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통장터는 그곳에 진열되는 물건의 가짓수도 천차만별이지만, 그곳을 지키며 살아 온 장꾼들의 삶 또한 사연도 가지가지다.

됫박에 수북히 멸치, 실치, 오징어채, 꼴뚜기 등의 건어물을 종류별로 담아놓은 건어물 전.
고봉에 고봉을 얹어 놓은 모양이 눈길을 끌어 건어물전 주인에게 말을 건넨다.

“어휴~ 이렇게 하고도 남아요? 푸짐하네요.”
낯선 이의 물음에 “손해는 안 보고 쪼금 남어유~” 사람 좋은 웃음으로 화답하신다.
환갑을 두해 넘긴 이 어물전 주인의 장터인생은 22년. 마흔을 바라보는 서른아홉에 남편과 사별하고 남기고 간 3형제 뒷바라지 하느라 시작한 것이 건어물장사였다 한다.

생전 장사라곤 해보지 않았던지라 처음에 고생이 많았다는데, 영동장, 이원장, 유성장과 옥천장을 다니며 장을 봐서 생활을 꾸렸다 한다. 지금은 아들들이 장가가서 가정 이루고 잘 살고들 있고, 여러 장 다니기 힘들어 옥천장 하나만 보고 있는데, 장터인생 20여년 살다보니 소일삼아 용돈 벌 겸 나온다는 건어물전 주인은 22년을 한결같이 한자리만 지켜 온 터줏대감이다.

옥천오일장에서 다양한 잡화를 파는 상인의 사진 옥천오일장에서 사탕을 파는 상인의 사진 옥천오일장에서 야채를 파는 상인의 사진

시장표 가방을 파는

가방전을 비롯하여 신발전, 옷전, 잡화전, 과일전, 채소전, 생선전, 즉석 오뎅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든 갖가지 전을 지나자니 떡 장사 할머니가 궁금하여 말을 건넨다. “많이 파셨어요?” “뭐하는 사람인데 그걸 물어?” 다소 까칠하게 나오시는 할머니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이런저런 얘기한 끝에 할머니의 떡장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나이 65세인 이 할머니는 장터인생 35년이라는데, 처음 일년, 생선 장사를 하였고 이후 34년 째 떡 장사만 해왔다고 한다.

생선장사에서 떡장사로 바꾼 이유는 생선궤짝을 버스에 싣고 장에 가야하는데 냄새난다고 버스에 태워주지 않는 바람에 하도 애를 먹어서 군말 없이 잘 실어주는 떡으로 장을 보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로지 떡만을 팔고 있다한다. 금산장, 유성장, 신탄장, 옥천장 등을 다닌다는 58세의 반찬가게 아주머니는 콩자반, 청태무침, 무우말랭이, 오징어채, 깻잎 등의 반찬과 갖가지 젓갈을 30년 째 팔고 있으며 24년 장터인생 다져 온 51세 만물상 주인은 시계장사로 시작하여 만물상을 하는 장꾼이다. 시계만 전문으로 팔던 때는 버스타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시계밖에 가지고 다니지 못했지만, 자동차 하나 마련하고부터 지금과 같은 만물상을 꾸리게 되었다고 한다.

옥천오일장에서 30년동안 다양한 야채를 파는 할머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

다리 위에서

고추, 파, 마늘, 알타리무우, 생강, 무우청 등을 팔고 있는 65세 야채전 할머니는 장터인생 30년.
이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함께 평생 농사지으며 자식들 뒷바라지 해온 배터랑 농부이기도 하다.

농사지으며 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오로지 옥천장 하나만을 봐온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실어다 준 농산물을 즉석에서 다듬으며 물건을 팔고 있다.

사탕장사를 시작한지 17년 째 되는 70세 사탕장사 할아버지는 버스운전을 하다가 은퇴하고 공주, 금산, 신탄, 옥천등지의 장을 돌며 살아가는가 하면 갓 1년 된 새내기 옷 장사 부부도 장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옥천장터. 수십 년 장터인생 살다보니 단골도 많고 장터 오가는 사람 대부분 아는 얼굴들이 많다. “오늘은 떡 안사가?”, “엊그저께 잔치집에서 떡을 보내왔어 다음 장에나 사야지.” 장보러 나온 어느 할머니와 떡장사 할머니가 눈인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이다. 그 짧은 대화에서 서로 안부를 묻는 풋풋한 정이 느껴진다.

장터에서 빠지지 않는 순대, 족발, 닭발 등을 안주삼아 소주한잔 걸치는가 하면 장터 나온 기념으로 맛난 오뎅과 호떡, 떡볶기 등을 선채로 사먹는 익숙한 풍경은 신발전에서 운동화를 고르고 있는 모녀, 잡화전에서 악세사리에 열중하는 아주머니, 옷전에서 아이 안고 옷 고르는 새댁과 같은 장터 풍경과 이어진다.

1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가 살고 있는 금구천 가장자리 옥천의 전통 오일장은 옥천의 토속음식 올갱이 국밥 맛 볼 수 있고, 계절별로 주 종을 이루는 질 좋은 농산물을 싼값에 살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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