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교에서 금강으로 흘러드는
물맑고 수량이 풍부한 곳
마음에 담고 내려와 강을 따라
약 1.2km가면 닭을 전문으로 하는
토속음식점 입구임을 알리는 곳.
이곳은 '높은벌' 이웃마을인 '강마을'의 초입이다. '강마을'은 강변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수줍은 시악시처럼 산모롱이 돌아든 곳에 숨어 있어 버스정류장 표지판만 없으면 이곳에 마을이 있는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예부터 서로 오고가며 정을 나누는 이웃 강마을과 높은벌은 이름처럼 그 위치가 다른 만큼 내력도 다르다.
금강이 휘어 돌아 길옆 산자락은 급히 내려와 급류를 받아 내느라 모래톱 하나 없지만
강 건너는 금빛모래 반짝이는 강촌의 정경이 푸근하다.
강마을에서 약 300m 거리.
길 오른편 언덕에 근사한 찻집하나가 금강을 바라보고 있다. 이 찻집의 이름은 ‘엘도라도’. 길 가 언덕에 자리한 찻집마당을 거닐어도 좋을 것이며 건물의 벽은 온통 유리여서 금강과 주변 풍경이 가득하고, 코끝을 스치는 알큰한 차향 그윽한 곳이다. 찻집아래 원당교를 건너 청성방면은 금강 제1지류 보청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인데 협곡을 이루고 있어 산수(山水) 수려하여 여름피서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보청천은 보은군 내북면(內北面) 상궁리에서 발원하여 옥천군 청산면(靑山面)과 청성면(靑城面)의 너른 들을 적시고 청성면 고당리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보청천이 마을의 남부를 휘어 도는
청성면 산계리(山桂里)는 설화 한 토막이 재미 있다. 마을에 독산이라는 높이 20m의 작고 경치가 좋은 산이 있는데, 속리산 법주사에 관련된 전설이다.
“옛날 큰 홍수가 나서 속리산의 일부가 이곳으로 떠내려 왔는데, 법주사 승려들이 자기들 산이라며 한동안 매년 지세를 받아갔다. 그런데 새로 부임해온 이곳 현감(縣監)은 지세를 주는 대신 오히려 산을 옮겨가라고 한 후 그것을 옮겨가지 못한 법주사로부터 보관료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러고 보니 그저 맑고 아름답다 하여 보고 즐기는 멋 보다는 이런저런 향리의 사연을 간직하며 흐르는 보청천이어서 더욱 정겹다. 흐르는 강을 두고 어느 누가 무심(無心)하다 했던가. 근사한 정자 대신 찻집이 언덕에 자리하는 금강과 보청천의 합수점, 보청천 원당교에서 바라보는 금강은 이제까지 지나온 조령리, 우산리, 높은벌과 강마을의 내력을 품고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