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야별정보
대표-분야별정보-귀농/귀촌-향수옥천-귀농ㆍ귀촌일기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정보 제공
향수에 젖어 살으리랐다.
작성자 : 갈옥란 작성일 : 2015-03-04 조회 : 2,069
향수에 젖어 살어리랐다.                
                            
귀 촌 일 기

이원면     갈    옥    란

    36년의 공직 생활에서 은퇴한 저희 부부는 별 어려움 없이 연금으로 살아가면서 조용하고 평범한 생활을 하던 중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아직도 충분히 활기차고 행복하게 생활할 40대 후반에 유방암으로 하늘나라로 보낸 후 너무나 억울한 마음과 상실감에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에 시달리는가했더니 우울증 증세까지 겹치면서 몸은 자꾸 야위어가고 서울이 싫어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다니던 교회도 빠지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가는 모습에 남편이 어느 날 “아무래도 이대로 가면 당신 건강 망가지는 날이 멀지 않겠어. 우리 다 내려놓고 서울을 떠나자 시골 가서 맑은 공기며 자연과 더불어 살다보면 모든 게 잊어지고 건강도 회복될 거야.” 하면서 귀촌할 것을 제의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귀촌을 결심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남편과 가장 가까운 친구가 10여 년 전에 충주로 귀농한 친구 옆으로 갈 것인가? 저의 친정이 영동이라 영동으로 갈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옥천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인터넷으로 나름대로 집을 구하던 중 영동 다니면서 익혀 두었던 읍사무소 앞 한 부동산에 전화를 했더니 금강유원지 쪽에 급매물이 나와 있으니 한 번 들리라고 해서 갔더니 마침 부동산 사장님이 남편과 동향이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서울사람이 시골생활에 적응하려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귀촌했다가 적응에 실패하고 다시 떠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 2년 시골 살아보고 살만하면 집을 사시는 게 어떨까요? 마침 전망 좋고 조용한 집이 전세로 나와 있으니 한 번 보시러 금강으로 가시죠?”하셔서 지금 이 집으로 오게 되었고 와서 보니 얘기한대로 집이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하고, 2012년 10월 15일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단독으로 오니 할 일도 많아지는 것 같고 불편도 하였으나 시골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을 하면서 이삿짐 정리를 하던 중 갑자기 정전이 되는 게 아닙니까! 차단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도 까막눈인 남편이라 아무 소용도 없는 터, 수소문 하여 이원에 있는 전파사를 불러 왔는데 그 사람도 정전 이유를 몰라 낭패하던 중, 한전에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한전에서 나오겠다고 하였고 와서 체크를 하더니 야외등선 에서 누전이 된다고 하면서 그쪽 차단기를 내리는 게 아니겠어요. 돌아가려는 전파사 아저씨가 출장비를 요구하기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3만원을    달라고 해서 남편이 따지려하기에 그냥 말리고 그대로 주었습니다.
    시골사람들은 말도 많고 입소문도 빨라 한 번 찍히면 힘이 많이 든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그대로 주었으나 기분이 씁쓸하고 어이없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군요.
    겨울에 들어오는 황소바람에 떨고 지내던 일, 수도가 얼어서 지하수 연결공사는 했으나 식수는 영동 친정에 가서 날라 먹던 일들이 첫 해의 기억으로 남습니다.
    농사도 감자와 고구마를 몇 고랑씩 심고 땅콩도 심었으나 처음은 장대하였으나 끝은 씨 값도 되지 않는 수확에 그냥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풀과의 전쟁은 말 할 것도 없구요.

    시골에 오면 주민들과 친하게 지내야하고 오자마자 이장을 찾아가 인사를 해야 한다기에 이사 다음 날 조그만 선물과 함께 이장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으나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기엔 쉽지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대화나 교류를 할 수 없으니 이제 또 대화의 궁핍과 무료함에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친해질 수 있으려니 조급하지 말자 마음먹고 마을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먼저 인사하고 차로 지나갈 때 어디 가느냐고 물어 옥천까지 몇 번 태워드렸더니 어느새 입소문이 났는지 만나면 표정들이 전과 같지 않고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이제 몇몇 집은 언니,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음식도 서로 나누어 먹는 사이가 되었어요.
    시골생활에 익숙해지고 나니 그 동안 냉담했던 신앙생활이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원에 있는 몇몇 교회도 나가보고 옥천교회도 나가 보았으나 마음이 당기지 않아 방황하던 중 마침 중학교 동창 친구가 이원 감리 교회에 나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인도를 받아 이원교회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조그맣고 신도 수는 많지 않으나 모두가 한 식구 같고 목사님의 신앙심도 보통이 아니고, 또 친구가 있으니 그동안 고팠던 수다도 마음껏 떨 수 있어 요사이 생활은 재미가 있고 그런대로 시골생활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이 1주일에 4번은 옥천 수영장에 나가고 다른 날은 뒷산 약수터까지 등반을 하거나 장찬저수지를 산보하니 건강도 많이 호전되었고 하루하루가 즐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2년차 농사도 감자, 고구마, 땅콩을 심었으나 수확은 기대에 못 미쳐 내년에는 모두 포기하고 약초나 심어볼까 생각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풀과의 전쟁인데 남편이 처음엔 분무기를 2번 메고 혀를 내더니 올해는 제법 몇 번씩 계속하네요. ㅋㅋㅋ
    이제 남은 건 옥천 어디에 영원한 안식처를 둥지 틀까? 인데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어디든 찾으면 길은 열릴 거라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모든 걸 내려놓고 더욱 단순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아름다운 옥천인으로 향수가 깃든 옥천인으로 옥천에 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일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담당자 정보

콘텐츠 정보관리
담당부서 : 농촌활력과 변효섭
연락처 : 043-730-3882
최종수정일 : 2018.08.23